상주 은모래해변(사진 클릭하면 커짐)

 

척박한 자연환경 속에서 묵묵히 적응하여, 드디어 자연 속의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한 다랭이마을을 주마간산(走馬看山)격으로 둘러보고 떠날려니 무척 아쉽다. 특히 다랭이마을 탈바꿈의 계기를 마련해 준 설흘산(482m)에도 올라보자 못해 더욱 안타깝다.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설흘산()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따라 약 20분 정도 달려 미국마을에 도착한다.

 

    미국마을(사진 틀릭하면 커짐)

 

 

 

남해군에 독일마을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미교포들이 미국마을 설립계획에 관한 문의가 잦아지자 남해군이 귀국을 원하는 교포들이 건강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20063만여 평의 대지를 조성하여 만든 마을이 미국마을이라고 한다.

미국마을 주택배치도(사진 틀릭하면 커짐)

 

용문사에서 본 미국마을과 앵강만 그리고 노도()

 

 잘 정비된 도로와 가로수

 

다랭이마을과는 달리 미국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하다. 너른 마당에 미국식으로 지은 주택들이 주위의 자연과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차분하게 드라이브를 하거나, 용문사까지 천천히 걸어오르면서 주위풍광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겠다.

 

 

 

 

 

지금은 이곳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주위에 유명관광지가 많아서인지 팬션을 비롯한 숙박업소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지금은 한적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잡히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오게 되면 이곳도 활기를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하며 다음 행선지인 상주 은모래비치로 출발하여 20여분 후인 450분경에 도착한다. 여전히 비치는 아름답고, 해변의 오래된 송림도 일품이다.

   상주 은모래비치

 

 

상주 은모래비치 파노라마

 

 멋진 송림

 

우리들 세 사람은 1961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입학 동기다. 졸업 후에도 삼목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만나기를 50년이 넘게 지속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5년 먹거리여행으로 남해를 찾았을 때 상주 은모래비치에서 찍은 사진이 있기에, 작고한 김석근 회원을 추모하며 여기에 싣는다.

  옛 사진- 왼쪽이 2년 전에 취장암으로 작고한 김석근 회원, 오른 쪽이 김 사장이다.

 

김 사장은 두산그룹에 입사한 후, 코닥필름 부사장을 역임하고 은퇴한다. 이후 그는 임야를 임대하여 조경용 묘목을 키우는 일을 시작한다. 아마도 소일 삼아 좋아하는 나무를 키우는 모양이라고 생각했으나 해보니 재미도 있고 사업성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이곳저곳의 임야를 매입하여 사업을 크게 벌이고 바빠진다.

 

하지만 겨울이 되자 할 일이 없어 무료해진 김 사장은 삼목회 회원들에게 먹거리 여행을 하자고 제안한다. 7명의 회원 중 나와 김석근 회원이 참여하여 세 사람이 김 사장이 운전하는 봉고트럭을 타고 서해안에서 시작하여 남해안을 거쳐 동해안까지 돌며 각 지역 특유의 먹거리를 즐기기로 한 것이다.

김 사장의 사업용 애마 봉고트럭

 

사천 고향식당에서의 점심식사

 

운전은 김 사장이 독점을 하고 어떤 경우에도 나나, 김석근 회원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법이 없다. 대신 김 사장은 운전 외의 다른 일에는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봉고차 청소는 김석근 회원 몫이고, 숙소와 식당 찾는 일은 내 몫이다. 이처럼 세 사람 모두가 즐거운 먹거리여행을 위해 제몫의 일을 하다 보니 모두가 당당하고 거리낌이 없다

  

즐거웠던 먹거리여행이 서해안과 남해안으로 그치고 동해안의 먹거리여행이 미완으로 남아 아쉽다.

 

각설하고,

5시가 다 되어 은모래비치를 출발하여 독일마을로 출발한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땅거미가 짙어진다. 예약한 독일마을 근처의 핑키마린펜션에 전화를 한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 독일마을에서 식사를 하고 숙소로 가면 7시가 넘겠다고 양해를 구한다.

 

숙소예약이 쉽지 않다. 우선 위치가 좋아야하고, 비싸지 않으며, 식당이 가까워야한다, 1010일에 일찌감치 예약한 핑키마린펜션은 독일마을에서 차로 2분 거리의 바닷가에 있고, 숙박비는 48,999, 식당은 걸어서 5분 거리이니,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하겠다

  핑키마린펜션의 위치(사진 틀릭하면 커짐)

 

 몽돌횟집 한상차림표

 

530분이 되어 독일마을에 도착한다. 우선 저녁식사를 하러 군스트라운지로 들어가 생맥주, 소시지, 그리고 피자를 주문한다. 김 사장과 나는 600CC 생맥주 3잔과 소시지로, 정 사장은 피자와 소시지로 저녁을 때운다.

  독일마을 돌표지

 

 

쿤스트라운지-쿤스트는 독일말로 예술이란 의미다.

 

  쿤스트라운지 메뉴

 

 생맥주

 

 우리가 주문한 음식- 피자 대신 슈바인학센을 시켰어야 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야외라운지와 항구

 

독일 생맥주라고 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특별한 맛은 못 느끼겠고, 소시지는 무척 맛이 좋았으나, 피자는 기대 밖이다. 식사를 마치고 2분 쯤 걸린다는 숙소로 향한다. 김 사장은 술을 마셨으니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정 사장에게 맡긴다. 사업을 하다 보니, 예전에 비해 다소 융통성이 생긴 모양이다.

   다음날 아침 찍은 핑키마린펜션

 

숙소에 도착하자 관리인 뛰어 나온다. 불 겨진 방이 없는 것을 보면 손님이 전혀 없는 모양이다. 일행이 세 사람인 것을 보더니, 10,000원을 더 내라고한다. 싱글 침대 1대에 요이불 1세트 기준의 4인까지 쉴 수 있는 원룸의 기본요금이 48,999원이고 1사람이 더 추가 됐으니 10,000원이 추가되는 것이라고 한다. 추가로 만원을 지불하니, 이양반 기분이 좋은지 바다가 보이는 방을 배정해준다.

 

4명이 충분히 묶을 수 있는 원룸이다. 김 사장은 침대를 불편해 하니 제외하고, 정 사장과 비교하니, 내가 3개월 시니어다. 하여 첫날 침대는 당연히 내 몫이 된다.

 

술을 안 하는 정 사장은 샤워를 마치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고, 김 사장과 나는 두산이 출전하는 포스트시즌 야구중계를 보면서 김 사장이 가져온 와인 한 병을 비운다. 두산이 경기에 이기자 한껏 기분이 좋아진 김 사장은 내가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꼬냑을 한 모금씩 나누어 마시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든다.

 

 

(2020.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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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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